본문 바로가기
영어 원서 읽기

영어동화, 아직도 해석시키시나요?

by LE Network Inc


쥔장 Sherry 는 대치동 J 어학원에서 강사로 일하던 시절, 3개월에 한 번 마지막 주에 사흘 정도는 학부모 간담회를 했었다.  학생들 수업은 없고 학부모님들을 반별로 시간을 정해 서로 소개의 시간과 앞으로의 반 운영 계획에 대해 듣고 담임 선생님과 1:1 상담도 받을 수 있는 날이다. 

처음엔 학부모님들이 수업을 빠지면서까지 간담회를 하는 이유를 잘 이해하지 못했지만, 직접와서 담임이 준비해 놓은 수업 동영상을 보면서 당신의 자녀들이 수업시간에 어떻게 하고 있는지, 성격은 어떤지, 잘하는 점과 부족한 점은 뭔지, 또한 벽에 붙어 있는 Essay나 Presentation Poster를 보면서 자녀가 다니는 영어학원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생활을 하고 얼마만큼의 성과를 거두었는지를 볼 수 있어 답답한 마음이 뚫린다는 반응들을 보여주셨다.





이 곳 얼바인에 와서 보니 미국 초등학교들도 새학기가 시작하자마자 학부모 설명회를 하고, 수업을 줄이거나 하루를 빼 간담회를 하고, 학기 끝나는 마지막 주에도 Open House를 하여 그동안의 학생들의 학습상황을 학부모에게 알린다.  9월에 학기가 시작하면 1학기가 12월 중순에 끝나니 약 3개월에 한 번씩 하는 꼴이다.

영어 강사 시절, 쥔장 Sherry는 담임으로서 학생 개개인의 성격에 늘 관심이 많았다.  아니, 그래야만 했다.  언어를 가르치기에 또한 어린 꿈나무들의 가이드로서 점수만 가지고 판단할 수 없는 아이들 마다의 능력이 무엇인지 반드시 알아야만 했다.  그래서 그 시간들이 꼭 학부모님만을 위한 시간이었다고 생각지 않는다.  내가 학생들의 needs를 잘 알아야 그들의 관심과 능력에 맞게 지식과 정보를 전달하고 또한 사랑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아이러니한 것은, 아이에게 문제가 있을때 엄마가 모르거나 잘못 행동하거나 틀린 해답을 줄 수도 있다는 것이다.  머리가 좋고 품행이 단정한 학생인데도 공부를 꾸준히 하지 않는 경우라면 가정사를 둘러볼 필요가 있다.  객관적인 눈으로 아이의 엄마에게 자녀에 대해 이야기해줄 수 있는 것이다.  태어나면서부터 하나의 인격인 우리의 아이들이 아무 이유없이 자신의 할 일을 소홀히 하지 않기 때문이다.  99점에서 1점 더 올리고 싶은 학생이나, 50점 받은 학생이나 그들 모두는 각자에게 필요한 양만큼 부모님이나 선생님의 사랑과 관심이 제일 먼저 필요하다.  그것이 자신감으로 이어져 자아실현으로 발전하는 계기이기 때문이다. 





쥔장 Sherry가 학원의 커리큘럼에 맞추어 가르치던 Reading 부분의 수업은 어쩌면 한국에서만 자란 어린 초등학생들에겐 큰 도전이었을 것이다.  가정에서 그리고 학교에서 하루 12시간 이상 한국말만 사용하던 아이들이 테잎으로 영어동화를 들은 후, 영어동화책을 읽으며 이해하고 질문에 영어로 대답하고 줄거리를 요약할 수 있어야 하며 주제에 대해 자기 생각을 정리하여 그룹토론을 하고 글로 옮길 수 있어야 한다.  Listening, Speaking, Reading, Writing이 동시에 가능한 수업인 것이다.

이 때 학생들이 가장 많이 시간을 할애 해야하는 부분은 테잎을 들으며 영어책을 읽는 부분이다.  단어의 발음이나 문장의 억양들 그리고  이해까지 해야 하니 쉬운 일만은 아니다.

학부모님들이 공개적으로 하긴 뭐하고 자녀들이 집에서 숙제할 때 보면 답답하고, 간담회에 와서 개인적으로 가장 많이 물어보는 질문은 "영어책이요? 잘 읽어요.  한 권을 5번에서 10번까지도 읽죠. 그런데요 사실 우리 애가 그 책을 몇 %나 이해하고 읽는 건지 알 수가 없어요."
 
그 다음 이어지는 질문 두가지!

1. "그렇게 깨알같은 글씨로 두꺼운 책을 다 읽었다곤 하는데, 아무데나 한 군데 펴서 해석해보라고 하면 더듬더듬.  애가 정확히 알지 못하는 것 아닌가요?"

2. "아니, 제가 봐도 모르는 단어들이 있고 뜻을 물어보면 모른다고 하는데, 단어도 모르면서 어떻게 책을 읽고 이해하나요?  이렇게 대충 읽어 한 권 넘어가는 건 아무 의미가 없지 않나요?"

정말 어디서 부터 설명해야할 지 막막해지는 질문들이지만 Reading하는 법을 한 번 정확히 학부모에게 이해시키지 못하면 학생들이 부정적인 영향을 부모로 부터 받을 수가 있다.  잘못 알고 있는 학부모가 잘못된 방법을 학생에게 '내 아이'라는 이유로 강요하고 스트레스를 주는 요인이 되기 때문이다.  결국 학원을 잘못 선택해서가 아니라 학부모가 자신의 공부방법을 아이에게 강요해서 충돌이 생겨 신뢰가 깨지고 결국 가장 최악의 결과를 가져온다.  즉, 학생은 영어를 싫어하게 되는 것이다.  


질문은 두가지 이지만 답은 하나다.

이에 대한 답은 "단어 하나만 콕 집어서 뜻을 말해보라고 하거나, 문장을 해석해보라고 하는 엄마의 방법이 잘못 되었다."는 것이다.  거꾸로 Sherry가 학부모에게 묻고 싶은 질문은 "단어 뜻을 알아야 하는 이유나 문장 해석을 시키는 이유가 무엇?" 이냐는 것이다.  

"학생이 책 내용을 이해하는지 확인하기 위해서 인가?"  그렇다면 차라리 영어로 질문을 하라.





어떻게?

한 번은 어떤 반의 학부모 간담회에서 그 '어떻게?' 에 대한 답을 주기위해 학부모님들에게 Reading 수업 시현을 한 적이 있다.

모두 알만한 초등 2학년 학생들이 배우는 "Little Red Riding Hood"라는 책을 예로 들었다.  아이들이 테잎을 듣거나 책을 읽기도 전에 책 표지만 가지고 선생님이 책 속에 나오는 단어나 주인공이나 공간, 시간적 배경, 전체의 줄거리나 갈등이나 결말 등을 학생들과 interactive하게 brainstorming을 하여 책을 보다 쉽게 읽을 수 있고 흥미를 두배로 만들어 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Reading에 있어 가장 중요한 Warm-up 부분인 것이다.  (내용가이드, 흥미유발, 동기부여)




아래의 대화는 선생님(T)과 학생들(S)이 책표지를 보면서 나누는 내용이다.
 
1. T: Today, we are going to read a very, very interesting book called 'Little Red Riding Hood'. 
   T: Do not open the book yet! Let's look at the book cover first.

2. T: Who do you see in the picture?                                S: I see a girl
   T: What is she wearing?                                              S:  She is wearing a red _____
   T: Oh, that is a hood, a red hood! What is she wearing?  S: She is wearing a red hood.
   T: Good job! Now, can you guess her name? Well ,she has a very strange name, Little Red Riding Hood.         Do you know why?                                        S : It is because she wears a red hood.   
  T: Brilliant! People call her 'Little Red Riding Hood' because she always wears a red hood
  T: What else do you see in the picture?                           S: a wolf / a rabbit / squirrels / birds / trees 
   T: Oh, there are trees, birds, squirrels, a rabbit and a wolf! Where are they?
   T: Where is Little Red Riding Hood?                                S: in the mountain
   T: Yes, we call this 'woods' where there are trees, flowers and animals around. Where are they?
   S: They are in the woods.
   T: Great! Do you know where she is going to?                 S: to the white house?
   T: Wow, you are so smart! Whose house is it?                 S: It's her house. / friend's/ grandma's
   T: That's correct! It's her grandma's house. Actually it's her grandma's birthday today.
   T: What does Little Red Riding Hood have?                      S: She has a basket.
   T: What do you think is in the basket?                              S: apples/ oranges / cookies / cake
   T: Excellent! She has a cake in her basket. She wants to take the birthday cake to her grandma.
  
3. T: Now, let's summarize the story! 
       There is a little girl named (S:Little Red Riding Hood). She is walking in the (S:woods). She is going to
       her (S: grandma)'s house with a (S:birthday cake).

4. T: Hold on! Do you think Little Red Riding Hood can make it to her grandma's house safely?       S: No!
   T: Why not?       S: Because the wolf is going to eat the birthday cake./and Little Red Riding Hood.
   T: Oh, no! She might need help! What do you think is going to happen next?  S: I think (her father is   
        going to come and help Little Red Riding Hood.) 
   T: Really? What a sad story it will be! Do you want to read this story and find it out?  S: Yes!


수업시간엔 여기까지 하고 학생들이 숙제로 테잎을 듣고 읽어오면, 그 다음 시간의 수업에서 본론으로 들어가 발음과 억양에 맞춰 '큰소리로 읽기(Read aloud)' 먼저, 그리고 읽은 부분에 대한 Reading Comprehension 순서로 진행을 하게 된다.




그렇다면 Reading Comprehension 질문들은 아무렇게나 던져도 되는가?

당연히 NO!!! 다음과 같은 순서와 기준에 의해 주어야한다.

 1. Fact (그림이나 문장에 사실 그대로 나와 있는 내용을 묻는 질문 - 예: What is she wearing? )
 2. Inference (내용을 추측하게 하는 질문 - 예: What do you think is in the basket?)
 3. Critical thinking (왜? 하고 자기 생각을 끌어내는 질문 - 예: Why can't Little Red Riding Hood go to her grandma's house safely?)


마지막 Wrap -up 수업에서는 '왜 그랬을까',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 등의 그룹토론 시간을 간단히 가져보거나 주요대사를 뽑아 연극을 하거나 전체 이야기를 자기의 말로 summary 해보고, 글로도 정리해보는 것이 필요하다.





이런 방법으로 끊임없이, 영어로 '듣기 - 읽기 - 생각하기- 이해하기' 훈련을 하면 당신의 자녀는 영어로 processing이 잘 되게 된다.  그런데 굳이 다시 집에 돌아가 한국말로 translate(통역) 할 필요가 왜 있는지 내가 되묻고 싶다.

지금 한참 이야기의 재미에 빠져 상상의 나래를 펼치고 그 이야기를 통해 새로운 지식과 정보와 언어(단어나 숙어)에 노출되어 있는 우리 학생들이다.  이제 보다 다양한 장르와 주제와 형식의 영어책을 접하여 자연스럽게 관련된 배경 지식, 정보와 함께 언어를 습득하려고 하는 찰나의 아이들에게 물통으로 물 쏟아 붓는 격이 아닌가? 통역도 하나의 전문분야임을 잊고 계신 학부모님들이 자기도 모르게 저지르는 실수인 것이다.

초등과정의 영어 책들은 대부분 양적으로 많이 즐기면서 읽는 Extensive Reading이 목적이다.  교과서나 전공 서적의 원서와는 그 성격이 다르다는 말이다.

만약 위의 예와 같이 영어로 질문하여 확인하는 방법이 마땅치 않으신 학부모님이라면, 그냥 한국말로라도 아이가 책 내용에 대해 즐겁게 얘기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얘기를 들어만 주시길 바란다.  관심 가져주고, 공감해주고, 격려해주고, 칭찬해주고.. 등등 해석시키는 것 말고도 부모로서 해줄 일은 많다.  @라이프롱잉글리시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