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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바인 생활/얼바인 초보생활 101

얼바인 공립학교 오케스트라

by LE Network Inc

‘영무가 4학년이지. 그럼 어바인으로 오기 전에 바이올린 레슨을 좀 받게 해. 레슨 안하고 초등학교에 입학하면 학교 오케스트라에 적응하기 힘들거야’ 이미 어바인에 이주했던 친구는 영무가 초등학교 오케스트라에 적응하지 못할까봐 연신 조언을 했다. ‘아니 어느 초등학교에 오케스트라가 있는데?’ 초등학교에 오케스트라가 있다는 말에 귀가 쫑긋하며 물었다. ‘어바인에 있는 거의 모든 초등학교 오케스트라가 있어. 원하기만 하면 4학년부터 현악기를 할 수 있다니까’

공립학교에 학교에서 주관하는 오케스트라가 있다는 말에 이주하기 두 달 전부터 수정이에 주 3회의 바이올린 과외를 시켰었다. 낯선 악기를 두 달만에 기초라도 배운다는 것이 애초부터 무리였지만, 빨리 미국학교에 적응시키고 싶은 마음이 앞섰다. 어바인에 와서 들어보니 초등학교 오케스트라는 한국 뿐 아니라 미국에서도 드문 경우라고 한다.

영무를 4학년에 입학시키자마자 아들을 데리고 근처 악기가게에 가서 중고 바이올린을 괜찮은 가격에 구매했다. 그런데, 오케스트라를 하기 위해서 악기를 구매할 필요는 없다. Irvine Public School Foundation(IPSF)라는 기관에서 제공하는 악기 대여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일정 수준 이상의 악기를 약정한 월 대여료를 내고 빌려 사용할 수 있고 또 수익금이 학교를 보조하는 용도로 쓰인다.

IPSF 뿐 아니라 어바인과 OC의 대형 악기가게에는 나름의 악기 대여 프로그램이 있다. 계약금과 월 정액의 대여료로 빌려 사용할 수 있으며, 일정 기간이 지나면 감가상각을 제외한 금액만큼을 지불하고 대여 사용 중인 악기를 저렴한 가격에 소유할 수 있는 플랜도 제공한다. 개인적으로는 IPSF보다 일반 악기점의 렌털악기가 더 관리가 잘 되어 있다고 판단한다. 하지만 IPSF에의 도네이션과 학교 발전을 고려하면 이곳의 악기를 대여하는 것도 깊은 일이 될 것이다.

어바인 공립 초등학교는 4학년부터 의무적으로 음악시간에 오케스트라에 소속하여 연주를 해야 한다. 하지만, 원하지 않으면 합창단을 선택해도 된다. 음악회가 열리면 합창단 대원들은 악기 대신 목소리와 율동으로 이루어진 멋진 공연을 선보인다. 4학년 오케스트라는 현악기 프로그램으로 운영된어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중에 선택한다. 5학년이 되면 기존의 현악기를 했던 학생들이 현악기를 계속하거나 목관악기로 바꿀 수도 있다. 목관악기는 플룻, 클라리넷, 트롬본, 트럼펫, 섹소폰 중 선택한다. 아이들이 새로운 것에 호기심이 많아 적지 않은 학생들이 현악기에서 목관악기로 변경한다.

처음으로 현악기를 연주하게 되면 아이의 키나 팔 길이에 따라 사이즈가 다르다. 일반적으로 1/4 사이즈, 반 사이즈, 풀 사이즈 등이 있다. 이 때문에 현악기를 구입하기 전에는 오케스트라의 현악기 담당 선생님과 상의한 후 구매해야 한다. 현악기 담당 선생님이 어떤 사이즈를 구매하라고 부모에게 알려주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어바인 초등학교 오케스트라는 주당 2회의 음악 수업 시간에 악기를 연주한다. 또한 학기 내내 열심히 준비한 곡들을 봄과 겨울에 콘서트를 열고 가족과 이웃을 초청하여 발표한다. 여름방학에는 Summer Camp의 일환으로 IPSF에서 지정한 학교에서 4주 특강 오케스트라에 등록하면 부족한 실력을 연마할 수도 있다. 오케스트라 활동에 관심이 있는 학생이라면 주변에 운영중인 오케스트라단에 지원하여 꾸준히 경력을 쌓아가는 것도 한 방법이다.

음악전공을 목표로 하거나 대학교 지원 시 가산점을 받거나 단지 공부, 스포츠, 예술 등 무엇이든 다양한 방면으로 잘하고 싶어서 오케스트라 단원이 되기도 한다. 중학교를 가면 현악기는 학교 오케스트라로 목관악기는 학교의 밴드
부로 선택을 할 수가 있다. 해마다 중학교와 고등학교가 한데 모여 협연을 하기도 하고 선의의 경연을 벌이기도 한다. 학교마다 특색있는 색과 디자인의 유니폼을 갖춰입은 각 고등학교 밴드부의 공연을 보며 주변 중학교 학생들이 같이 협연하며 응원하는 Irvine Band Spectacular 라는 연중행사도 있다.

이는 영문을 모르며 의무적으로 초등학교에서 악기를 배웠던 내 아들이 중학교 밴드부에 들어가 처음 맞은 선배들과 급우들의 큰 행사에 감동하며 앞으로 평생 악기연주를 즐기겠다고 결심하는 계기가 되었다. 5학년부터는 어바인 교육구에서 장려하는 Irvine Honor Orchestra에 지원할 수 있는데 각 학교의 오케스트라에서 미리 오디션을 보아서 실력있는 아이들이 2월경 오디션에 참가한다. 6학년 때는 매년 12월 초 오디션이 진행되는 All Southern California Youth Orchestra에 지원할 수 있다. 학교 측에서도 이 두 곳의 오케스트라에 학생이 소속되는 것을 매우 영광으로 받아들여 졸업 때면 소속된 학생들을 따로 호명하며 축하해 준다. Pacific Symphony Orchestra의 경우는 13살부터 지원할 수 있으며 매년 6월경 오디션이 있다. 오케스트라의 단원이 되면 정해진 연습시간을 지켜야 하며 각종 학교 또는 지역구 행사나 콘서트에 참가하여 다양한 장소와 환경에서 연주를 한다.

물론 학교 오케스트라에서 제공하는 주 2회의 프로그램만으로 수준 높은 연주 실력을 쌓기에는 한계가 있다. 그래서 주변의 음악 전공 대학생이나 음악학원 선생님들로 부터게 과외를 받으며 꾸준히 실력을 향상시켜 나가는 학생들도 많다. 그렇다고 모든 오케스트라 소속 학생이 음악 전공을 해야한다거나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악기수업이 필요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내 아이가 학교 학습 이외에 음악에 지속적으로 접할 수 있고 경험 많은 음악 선생님에게 음악적 소양을 자극 받고 지식을 얻는다는 것이 어바인 음악 교육의 장점이라 하겠다. 어바인 초등학교의 음악 교육 때문에 이곳으로 이주했다는 지인도 몇몇 있는 걸 보면 말이다.

올 여름 우연한 기회에 가족과 이웃과 함께 Hollywood Bowl 의 아이작 펄만과 LA 필하모닉 공연을 보러 갔다 온 적이 있다. 딱딱하고 권위적인 음악회관이 아닌 별이 총총 올려다 보이는 밤하늘 아래 자유로운 분위기의 연주회였다. 우리가 사는 오렌지카운티 뿐 아니라 LA 지역까지도 우리 주변에 얼마나 많은 크고 작은 음악회나 콘서트를 손쉽게 접할 수 있는지 알고 보면 놀랍다. 큰 맘먹고 연중행사로 가는 공연이 아니라 가깝게 가족이나 이웃끼리 편한 마음으로 가서
정겨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커뮤니티 센터나 근처 대학에서의 무료 콘서트부터, 전문 음악인들의 수준높은 음악회를 경험할 수 있는 화려한 콘서트 홀이나 공연장까지 진정한 미국의 음악문화를 맛보고 참여할 기회는 얼마든지 있다.

현란한 솜씨는 아니지만 이번 크리스마스에는 가족을 위해 작은 음악회를 해보겠다는 첼로를 배우는 딸과 클라리넷을 배우는 아들을 보며 인생에서 음악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새삼 느끼게 된다. 또한 어린학생들에게 다양한 음악프로그램과 활동, 그리고 지역사회와 문화에 참여의 기회가 주어지는 것에 놀랍고 감사한 마음이 절로 생긴다.

어바인 생활과 교육에 대해 궁금하신 분은 언제든지 댓글 주시면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이우연의 얼바인 101'은 얼바인 교육정보지 '교차로'에 기고하는 연재기사입니다. '미국생활나기'라는 주제로 Sherry가 미국, 얼바인에 오면서부터 겪었던 시행착오와 이를 통해 얻게된 정보와 지식을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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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롱잉글리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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