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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바인 생활

얼바인의 이우연: 어린이 야구단 가입

by LE Network Inc

바쁘게 일주일이 가는 동안 영무가 관심있어 하는 Baseball Team 에 넣을 수 있는 Try out 을 하는 날이 왔다.  인터넷에서 알아보니 이 근처 지역에 사는 아이들은 Irvine Pony에 가서 야구 실력을 가늠받아야 한다.  일단 $170 등록비를 내고 양식서를 제출한 후, 번호표를 받고는 Baseball field에 8명씩 들어갔다.

 


Try out에 온 아이들 중 영무와 영무 친구만 한국인이다.  게다가 글러브도 안가져오고 유니폼도 안 입었다. 뭐 이것도 다 아이들의 놀이이니 괜찮을 것이라 생각하고 있었는데, 첫번째 야구 공받기 테스트에서 영무는 하나도 잡질 못했다.  두번째 피칭 테스트에서는 엉성한 폼으로 대충 힘없이 던졌다.  세번째 배팅 테스트에서 세 개의 공 중 하나도 맞추지 못했다.  이렇게 되자 난 슬슬 영무가 걱정되기 시작한다.  영무는 워낙 말이 없고 상처 잘 받는 아이이기 때문이다. 


 

이곳의 풍경에 놀라고 반성한 이유는 이곳 심사위원이며 코치 등 나와있는 모든 미국 어른들이 아이들의 아빠들이란다.  하긴 좀전부터 옆에서 아빠와 아들이 공을 주고 받는 연습을 하는 광경을 여기 저기서 보고 무지 부러워 했었다. 야구팀은 9세와 10세가 같이 팀을 이루는데 미국 애들이라 훨씬 크고 아빠와의 연습을 통해 기본기가 다져진 모습에 감탄했다. 



영무는 기가 푹 죽어 나와서는 대뜸 더이상 야구팀을 하지 않겠다고 한다.  Sherry는 영무가 그럴수록 이번 기회에 언어도 배우고 야구도 제대로 배워갈 수 있었음 하는 생각이 굴뚝 같다.  3월에 되면 경기를 시작하고 연습은 주중에 하는데 스케줄은 이메일로 보내준단다.  또한 오늘 결과를 이메일로 알려주어 팀이나 포지션을 정한다고 한다.  바라건데 영무가 야구에 대한 흥미를 잃고 자신감 마저 잃는 결과가 나오지 않기를 간절히 빌어본다. 

점심을 바로 먹고 근처 Dana Point에 Sailing Boat들이 많이 있다고 들어서 영무와 같은 학년의 친구들 두 명을 태우고 Fishing pole($29.95)을 사서 12시에 떠나는 Fishing Boat 에 태워 보냈다.  배안에서 간단한 핫도그나 스낵 사먹으라고 5달러를 주었다.  다른 어른들과 아이들도 좀 있었지만 9세 남자 아이들은 얘네들 셋 밖에 없었다.  펠리컨이 날고 있고 양 옆으로 늘어선 Fishing Boat들이 멋지다.  비린내도 전혀 안나고 날씨는 정말 화창하다.  아이들은 오후 5시에 돌아왔는데, 세 마리를 잡았지만 모두 sheephead여서 지금  잡히는 season 이 아니라 놓아줬다고 한다.

생전 처음 부모도 없이 친구들하고만 5시간을 항해한 영무는 배멀미를 했는지 무척 수척한 얼굴이다. 집에 와서는 김치찌게, 떡복이, 비빔밥을 차려 친구들과 함께 먹여 울렁거리는 속을 달래주었다. 오늘 밤은 boys들 우리집에서 sleepover 하는 날이다.  영무가 좋아하는 걸 보니 나도 좋다.  다른 친구들이 모두 여기서 태어나거나 영무보다 전에 와서 영어로만 대화하며 놀기 때문이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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